최근 위장 생리학 분야에서 자극적 음식 섭취가 위산 분비 패턴, 특히 분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기존 연구들은 매운맛·기름진 음식 등 자극적 식품이 위산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에 집중했지만, 이번 분석은 위산 분비의 ‘지속 시간’을 정밀 측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위내 pH 센서와 식도-위 동시 측정 장비를 활용해 식사 후 시간대별 위산 변화 곡선을 수집했고, 이를 일반 식단과 비교해 차이를 규명했다.
연구는 건강한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세 가지 식단—일반식, 고지방 식단, 매운 자극식—을 각각 섭취하도록 한 후, 식후 4~6시간 동안 위내 pH 변화를 관찰했다. 분석 결과, 일반 식단의 경우 위산 분비는 식후 1~2시간 사이 최고조에 도달한 후 완만하게 감소했으나, 매운 자극식과 고지방 식단에서는 위산 상승 구간이 2배 이상 오래 유지되는 특징이 나타났다. 특히 캡사이신이 포함된 매운 식품 섭취 시 위산 분비 지속 시간이 평균 3.5~4시간으로 측정되었으며, 일부 참가자에서는 5시간 이상 높은 산도가 유지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자극 물질의 위 점막 자극과 호르몬 반응에서 찾았다.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은 위 점막 감각 수용체를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가스트린 분비를 증가시키며, 고지방 음식은 위에서의 체류 시간이 길어 위산 분비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생리적 조건을 만든다. 또한 기름진 음식은 위 배출을 지연시켜 산도가 높은 상태가 더 긴 시간 동안 지속되도록 유도한다.
소화기내과 전문가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많은 환자들이 매운 음식을 먹은 직후 속쓰림을 느끼는 이유가 단순한 순간적 자극이 아니라, 위산 분비가 평소보다 더 오래 유지되는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지방·매운 음식이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증상을 악화시키는 이유도 위산이 장시간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위내 pH 변화 곡선 분석에서는 또 다른 중요한 결과가 확인됐다. 자극적 음식 섭취군은 야간 시간대에 위산 분비가 재상승하는 ‘2차 피크’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식사 후 장시간 동안 위산 분비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못하고, 위 점막 자극이 반복되면서 야간 위산 역류 위험이 증가하는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반 식단을 섭취한 경우 2차 피크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는 자극적 음식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위 점막 민감도, 위 배출 속도, 스트레스 상태, 수면 패턴 등 개인 변수가 크게 작용해 위산 분비 지속 시간은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따라서 특정 식품군에 대한 과민 반응이 있는 사람은 평소보다 더 긴 위산 분비 지속 시간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속쓰림·더부룩함·야간 역류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몇 가지 실천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자극적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 취침 3~4시간 전에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위산 지속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둘째, 고지방·매운 음식을 함께 먹을 경우 위산 유지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 조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소량·천천히 섭취하는 방식은 위산 분비 자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나 만성 속쓰림 환자는 특정 자극 식품을 꾸준히 기록해 자신의 반응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번 연구는 자극적 음식 섭취가 위산 분비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강도’가 아니라 ‘지속 시간’에서도 큰 차이를 만든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향후 음식 종류·식사 시간·수면 패턴 등과 결합한 위산 분비 예측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며, 개인화된 식습관 가이드라인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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