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대기질 악화가 어린이의 폐 기능 발달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 여러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소아 호흡기 건강에 대한 경고가 강화되고 있다. 미세먼지(PM2.5·PM10), 오존(O₃), 이산화질소(NO₂) 등 주요 오염물질은 성인보다 호흡 속도가 빠르고 면역 발달이 완전하지 않은 어린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 폐 기능 저하는 성인이 된 이후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며 공기오염 관리가 ‘아동 건강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체중 대비 호흡량이 크고, 실외 활동이 많아 공기오염 노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폐포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오염물질이 세포 분화를 방해하거나, 염증반응을 일으켜 폐 용적(Vital Capacity)과 폐활량(FEV1)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특히 PM2.5는 기도 깊숙이 침투해 만성적인 미세 염증을 유발하고, 기도 과민성을 높여 천식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러 장기추적 연구에서는 공기오염 노출이 반복될수록 폐 기능 성장 곡선 자체가 낮아지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성장기 동안 폐 기능은 계단식으로 꾸준히 증가해야 하지만, 오염 지역의 아동은 정상 곡선보다 낮은 수준에서 성장이 멈추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이는 체력이 떨어지고 호흡기 감염에 취약해질 뿐 아니라, 성인이 되었을 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운동 시 호흡곤란, 폐 탄성 감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취재진이 만난 소아 호흡기 전문의 조예린 박사는 “폐는 근육처럼 나중에 다시 키울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성장기 폐 발달이 방해를 받으면 성인 이후 회복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며, “어린 시절 대기오염 노출은 단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애 건강 궤도’를 바꾸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기오염은 천식 발병과 악화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NO₂와 오존은 기도 상피세포를 손상시켜 알레르기 반응을 강화하고, 면역계가 과민한 방향으로 형성되도록 만든다. 이미 천식을 가진 아동의 경우 오염물질 농도가 높은 날에는 발작 빈도와 병원 방문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특히 도심 대로변, 공장 지역 인근,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은 천식 악화 위험이 평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향은 호흡기만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전신 염증을 유발해 성장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고, 산소 운반 능력을 저하시켜 체력·지구력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 지역 아동의 학교 체육 참여도와 수행 능력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는 폐 기능 저하가 학습 능력·전반적 신체 발달까지 연동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취재진이 만난 환경보건 전문가 김라희 교수는 “어린이 폐 기능 보호는 단순히 마스크 착용이나 공기청정기 설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근본적으로 실외 공기 질 개선, 통학 동선 관리, 학교·어린이집 실내 공기 기준 강화 등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외출 시간 조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 개입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학교·보육기관을 중심으로 한 공기질 관리 강화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기적 환기와 동시에 기계식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춘 학교는 호흡기 증상 발생률이 낮게 나타났으며, 운동장 주변의 교통량 조절 정책을 시행한 지역에서는 천식 악화 사례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정책·시설 기반 개입이 아동 건강에 즉각적 효과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경제적 요인 역시 격차를 확대시키는 요소로 지적된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는 저소득층 거주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으며, 아동이 이런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대기오염 문제는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하며 취약 지역 아동을 위한 선제적 보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어린이 폐 기능 저하 문제는 단기적 노출보다 장기적 축적의 영향이 훨씬 크다. 성장기 폐 손상은 성인기의 호흡기 질환 위험을 평생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개입과 예방이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연구자들은 도시 계획, 교통 정책, 학교 환경 기준 등을 아동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의 공기질은 미래 세대의 폐 건강을 결정짓는 변수”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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